전나형Jeon, Nahyoung

Communication Design

ziggy@karts.ac.kr

project : the book of the hell

팝업 그림책, 단테의 신곡『지옥편』
: Non-text, Pop-up book 형식의 성인 그림책

BACKGROUND

세 번째 천년기인 2000년대가 시작되면서 인류는 예상치 못했던 변화와 속도에 혼란을 겪고 있다. 이미 진행 중인 4차 산업혁명은 그 주체가 지식, 기술, 자본, 그리고 소수의 지식인으로 그 밖의 사람들은 소외와 괴리감을 느끼고 있다. 인문학을 통한 인본주의적 사고와 지혜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창의성과 같은 인간다움만이 존재의 중심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신곡은 고전 중에도 신에서 인간으로 가치관이 크게 변화한 시기인 중세의 끝, 근세 여명기에 쓰인 인본주의 초기의 작품이다. 지옥편은 3편 중 가장 입체적이고 사실적이며, 인간의 악덕에 관한 내용으로 사회에 대한 시각과 정치관은 현대와 비교할만하다. 무엇보다 이성으로 쓰인 환상적인 기괴함이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인공지능의 등장과 패러다임의 변화로 인해 인간 노동가치가 바뀌고 인류의 가치와 인간성의 재고가 필요한 이 시점에 인본주의 부활기의 고전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읽기의 어려움 때문에 고전을 기피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림책의 형태의 단테의 신곡 「지옥편」을 만들어 독자들이 호기심을 갖고 고전을 만날 수 있도록 하였다. 팝업 북 형식의 글 없는 그림책 단테의 지옥편은 요약된 글 읽기의 오류를 막고 현대적 관점의 고전해석, 움직이는 그림 조각이 담긴 책을 구현하려 하였다. 이를 통해 입체적, 건축적 특성을 지닌 지옥의 형태와 역동성을 보여주고 독자가 능동적으로 참여 할 수 있도록 한다. 독자의 적극적인 개입의 가능성은 궁극적으로, 고전에 통해 영감을 얻고 인간성을 탐구하는 계기가 될 것 이다.

지옥의 구조에 따른 Book binding

IDEATION

지옥편의 재해석은 현대화를 통해 이루어 졌다. 단테 생존 당시 방식으로 옮기는 것은, 지루함을 부추길 수 있고, 오늘날에는 무의미한 작업이며 과거 위대한 작품의 단순 답습과 모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화한 그림책 「지옥편」은 큰 틀에서는 여행기지만 한편, 압축 버전의 현실이다. 복잡한 도시의 지친 고용자가 지하철에서 졸다가, 급히 내려 보니 폐허가 된 지하 쇼핑센터이고, 거기서 길을 잃으면서 시작한다. 현실과 꿈(잠)의 경계에, 불분명한 인식과 시선으로 지금의 사람들에게 더 설득력을 갖는다. 자기표현이 제한되고, 약간은 마비된 동시대인의 악몽으로서의 지옥편이다. 그리하여 죄에 대한 명확한 응징, 그리스로마 신화를 바탕으로 한 상상력의 세계, 때때로 등장하는 기독교적 알레고리들은 공포와 불안, 불확정성, 낯선 익숙함을 지닌 현대사회로 치환되며 그것은 무의식을 반영하고 초현실적 꿈속 이미지 같은 지옥이 된다.
구체적인 표현을 위한 바탕으로 현대적 지옥을 볼 수 있는 문학작품, 카프카, 페소아, 푸엔테스, 사라마구를 자료로 삼았고, 역사에서는 양차대전, 현대전과 공황에서, 화성이 사라진 현대음악에서 영감을 얻었다. 호러, SF, 환타지나 묵시록적인 영화, 스티븐 킹, 클라이브 바커, 팡토마스 같은 장르문학 또한 도시인의 악몽이라는 인상을 만드는데 참고자료로 삼았다. 상징적 오브제를 묘사하는데, 장난감 같은 인상을 부여하여 다층적 vision을 만들고자 했다.
방법론으로서의 철학, 미학적 측면은 프로이트 융, 초현실주의, 부조리에 대한 관념론에서 출발하여 베크만, 에른스트, 오토딕스 등 독일 현대미술은 20세기 초 독일의 지옥 같은 상황과 그 철학, 조형적인 면에서도 지침으로 삼았다. 르네 마그리트, 달리, 키리코의 초현실주의 작품은 내용과 형식에서 방법이 되었고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등 모더니즘 사상을 바탕으로 현대의 부조리, 불안, 공포 등을 지옥세계의 구현하려 했다. 그리고 구체적인 사회현상, 역사적 사건의 상징을 활용하여 현실과의 연관성을 강화하였다.

OUTPUT

서사시의 이야기를 하나의 페이지에 제시함으로써 무대 위에 인물들과 사건이 존재하도록 표현 했다. 팝업, 움직이는 장치를 써서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등장인물의 특성을 나타내며, 그림전환 기술로 시간의 흐름을 나타냈다. 색채 사용은 대비를 통해 불안, 공포심을 강조하고 종이위의 드로잉과 명암으로 색감을 형성하고 흑백으로 주제를 표현했으며 2차원이자 3차원인 특성을 고려하여 설계하였다.

지옥 입구

제1지옥 : 림보

제2지옥 : 육욕

제3지옥 : 식탐-Gluttony

제4지옥 : 탐욕 - 돈

제5지옥 : 분노

제6지옥 : 이단-Heresy

제7지옥 2 : 자신에 대한 폭력

제8지옥 1 : 사기 - 유혹자, 뚜쟁이

CLIP

Non-text 그림책 단테의 신곡 「지옥편」의 pop-up 퍼포먼스 영상으로
본 작업의 건축적인 특성과 구조, 페이퍼 엔지니어링을 볼 수 있다.

전나형Jeon, Nahyoung

Communication Design
ziggy@karts.ac.kr

시각디자인 전공 후 일러스트레이션과 오브제를 활용한 다양한 시각작업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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