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영   Joy Kim

Visual Commun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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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OF  한오페

2020년, 올해는 한국 오페라가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를 맞아 그간 공연 된 한국의 오페라를 회고해보고, 새로운 한국 오페라들을 소개하는 장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지난 70년간 수많은 한국 오페라가 작곡되었지만 아직 많은 작품이 주요 무대에 선보일 수 있는 기회는 현저히 적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의 오페라를 소개하는 축제, 한국 오페라 페스티벌을 기획했습니다.

기획 과정에서 한국 오페라의 인지도 이전에 ‘오페라’라는 장르 자체가 다른 공연 예술 장르에 비해 인지도와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오페라가 어렵고, 무겁게 느껴지기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서양 작곡가의 오페라는 대부분 외국어로 노래를 하기 때문에 관객들은 공연과 자막을 번갈아 볼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이따금 내용을 놓치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합니다. 또, 오페라 애호가일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평균적으로 3시간동안 공연이 진행되고, 엄숙한 공연장 분위기에서 그 시간을 보내야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전통적인 오페라 무대 공간을 벗어나서 좀 더 편한 분위기의 대안 공간 혹은 장소로 옮겨 한국어로 된 오페라를 공연하려고 합니다. 대부분의 오페라는 특정한 장소에서 일련의 사건이 벌어지는 서사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대 공간을 벗어났을 때, 장소적 맥락이 중요했습니다.

2021년 한국 오페라 페스티벌은 <황진이>, <봄 봄>, <달이 물로 걸어오듯>, <이순신>, 이 네가지 작품을 소개합니다.

소설가 김유정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오페라 <봄 봄>은 농촌을 배경으로 데릴사위와 장인이 혼인 문제를 두고 벌이는 갈등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지역에 있는 전통 가옥에서 공연을 하는 것으로 정했고, 청소년 문학 축제 <봄 봄>과 연계해서, 김유정 문학촌 내에 전통 가옥으로 둘러 싸여있는 야외 무대에서 공연을 하게 됩니다.

오페라 <이순신>은 국가의 운명을 위기로부터 구해 낸 그의 영웅적인 모습을 소재로 했습니다. 이번 축제에서는 이순신의 근무지였고, 조선의 해군본부 역할을 했던 통영 세병관에서 한산대첩 축제와 연계해서 공연을 하게 됩니다.

오페라 황진이는 신분의 한계를 넘어선, 한 명의 예술가로서의 황진이를 그립니다. 황진이의 활동 지역은 개성이기 때문에 황진이와 직접적으로 연결 가능한 장소는 대한민국에서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여성 예술가였던 황진이와 비슷한 인물인 시인이자 작가, 화가였던 허난설헌을 연결해, 그의 생가에서 난설헌 문화제와 연계해 공연을 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달이 물로 걸어오듯은 현대인의 소외된 삶을 드러내고, 주인공들의 감정을 달의 움직임으로 보여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저는 달이 물에 반사되는 이미지 자체가 이 공연에서 꽤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도시건축비엔날레와 연계해 건축물의 실제 사용법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서울역에 있는 윤슬에서 공연을 진행하는 것으로 설정했습니다.

한국 오페라 축제의 또 다른 의미는 젊은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데에 있습니다. 오디션을 통해 젊은 작곡가, 젊은 연출가, 그리고 젊은 성악가들을 발굴해 무대 경험의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로고타입은 무겁고 어려운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좀 더 활동적이고 젊은 이미지를 담아 디자인 했습니다. 전통 기하문 중 사태극문을 기본으로 해서, 해체-재조합을 통해 심블이 만들어집니다. 심블은 각 공연의 대표 색으로 바뀌며 시즌별로 색상을 달리 합니다.